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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더와 코델리아가 떠나고 일주일.
복도를 걷던 스칼렛은 복잡한 심경으로 창밖을 바라보았다.
‘진짜 전쟁인가.’
어제 오후 황제는 내전의 시작을 선포했다.
정확히는 반란의 무리인 재상부를 토벌하겠다는 선언이었지만 이번 싸움은 일방적인 진압 따위가 아니었다.
제도에서 황제를 놓친 이후 재상부는 수수방관하며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 암살과 회유 등등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국의 남은 지역들을 흡수해 사실상 동부 전체를 장악한 상황이었다.
‘쉽지 않을 거야.’
악마의 힘인지, 아니면 어린 황제보다 오랜 시간 제국을 운영해온 재상 쪽의 인망이 더 높았던 것인지 재상부 쪽에 붙은 귀족들의 숫자가 적지 않았다.
내전.
전쟁.
얼마나 이어질지조차 알 수 없었다.
더욱이 외국의 영토가 아닌 자국의 영토 내에서 벌어지는 전쟁이었으니 얼마나 많은 피해가 발생할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했다.
스칼렛은 잠시 눈을 감고 고향을 떠올려 보았다.
제국 동부에 위치한 작은 마을.
변방인 그곳이 싸움터가 될 거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징집과 수탈처럼 전쟁의 이면에 따라붙는 것들에 의해 모진 수난을 당할 것만은 분명했다.
“하아······.”
스칼렛 자신은 지금 여기서 무얼 하고 있는 것일까.
분명 황제의 곁이라는- 역사적으로 보면 무척 중요한 장소에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아, 몰라. 나중에 생각해.’
머리를 털어내는 것으로 안 좋은 생각들까지 같이 털어낸 스칼렛은 숨음 크게 삼킨 뒤 자세를 바로했다.
검은 밤하늘 덕분에 제법 상이 잘 비치는 유리창을 통해 스스로를 보았다.
“음··· 좋아.”
여전히 예뻐.
나지만 몸매도 쩔어.
뺨을 살짝 붉힌 스칼렛은 허리의 주머니에서 작은 빗을 꺼낸 뒤 슥슥 머리를 정돈해보았다.
그리고 다시 딸칵.
빗을 챙긴 스칼렛은 숨을 길게 쉬었다.
이 밤중에 복도에 서 있는 이유.
로그 마스터답게 어딘가를 털러가기 위함은 아니었다.
아니, 이것도 나름 털러 가려는 거려나.
‘오늘 밤에 제 방으로 와주십시오. 반드시 전해야 하는 중요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저녁 식사를 마칠 즈음 루카스가 갑자기 다가와 건넨 말.
평소에도 성실하고 잘생긴 아이였지만 저 말을 할 때는 뭔가··· 뭔가 좀 더 멋있었다.
‘진지하고.’
정말 중요한 이야기.
그것도 반드시 전해야 하는.
뭘까.
전쟁이 나네 마네하는 상황인데.
아니, 그러니 더더욱 지금인가?
머릿속을 다시 온갖 망상들이 채우기 시작했다.
‘뭐, 가볍게 가볍게.’
로그 마스터가 남의 방 들어가는 거야 일상다반사니까.
‘근데 하필 방이라 이거지?’
불러서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것일까.
“후우.”
스칼렛은 다시 숨을 골랐다.
이런 일로 얼굴 빨개져서 수줍어하면 핑크폭탄이랑 다를 게 없지 않은가.
“좋아, 가자.”
흥분을 가라앉힌 스칼렛은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소리 없이 복도를 가로질러 루카스의 방문앞에 도착했다.
다시 한 번 심호흡.
그리고 가벼운 노크.
“루카스 공자?”
꿀꺽.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을 때였다. 굳게 닫혀 있던 루카스의 방문이 열렸고, 오늘 따라- 아니, 어쩐지 모르게 저녁 식사할 때보다 멋져 보이는 루카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스칼렛 양. 오셨군요.”
“그쪽이 불렀으니까요.”
살짝 도도하게 웃으며 말하자 루카스는 긴장했는지 굳은 얼굴로 말했다.
“안으로 드시죠.”
루카스의 방안.
본가의 진짜 방도 아니고 버킹엄 후작가에서 배정해준 손님방에 불과했지만 그래도 묘하게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다.
한 걸음을 내디뎌 방 안에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여어.”
루카스의 침대 위에 걸터앉아 있는 여자.
“너도 불러서 왔구나?”
카이사가 히죽 웃으며 말하자 스칼렛은 일단 루카스를 돌아보았다.
이게 대체 어찌된 일인지 설명해보라는 눈빛을 보냈지만 이런 쪽으로는 둔한지, 아니면 정말 영문을 모르는지 무어라 해명을 하는 대신 여전히 굳은 얼굴로 말했다.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그게 대체 뭔데.’
뭔데 나랑 카이사를 같이 부른 건데.
미간을 찌푸린 스칼렛이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이쯤 되니 대충 어떤 사정인지 알 것 같아서였다.
“기집애, 무슨 생각했는지 알 것 같네.”
침대 위에 대충 자리를 잡고 앉으니 카이사가 보기 싫게 낄낄 거렸다.
“야, 너도 똑같거든? 그리고 언니라고 부르라 했지?”
“네, 언니.”
카이사가 다시 웃으며 말하자 스칼렛은 한숨을 쉬었다.
‘그래, 기대한 내가 잘못이지.’
이 밤중에 모아놓고 ‘다 같이 친하게 지내요!’같은 소리를 할 리는 없으니 남은 경우의 수는 하나.
“핑크폭탄.”
스칼렛이 방 한쪽을 노려보며 말하자 바로 반응이 돌아왔다.
마치 아지랑이라도 이는 것처럼 방 한쪽이 흐릿해지더니 숨어 있던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오오, 역시 스칼렛. 감이 좋다니까?”
코델리아가 찡긋 윙크를 하며 칭찬했지만 스칼렛은 가운데 손가락을 세우는 것으로 응수한 뒤 유더와 키라라 쪽을 돌아보았다.
“몰래 숨어들어온 거 보니 알겠네. 이대로 황제 진영을 이탈하려는 거지?”
바로 본론을 던지자 이번에도 예상대로의 반응이 돌아왔다.
“뭐? 진짜?”
놀라서 눈을 크게 뜨는 건 카이사.
“역시 스칼렛 양.”
순진하게 감탄하는 것은 루카스.
“흐에에.”
별반 관심 없다는 듯 코델리아의 허리만 꼭 안고 있는 키라라.
그리고 유더와 코델리아 역시 예상대로의 반응을 보였다.
“우리 스칼렛 똑똑해.”
“그래, 네 말대로야. 조용히 사라질 게 아니면 이렇게 밤중에 몰래 찾아올 필요가 없으니까.”
유더의 말에 스칼렛은 한 손으로 턱을 괴며 말을 이었다.
“확실히··· 진짜 전쟁이 된 마당에 외국인인 너희가 여기 있어봐야 애매하기만 할 테니까.”
유더와 코델리아 덕분에 두 번이나 목숨을 건진 상황인 만큼 황제와 황태후는 두 사람을 신뢰했다.
하지만 그렇다하여 유더와 코델리아가 외국- 그것도 세일룬 왕국의 귀족들이란 사실이 변하는 것은 아니었다.
버킹엄 후작이 유더와 코델리아에게 병사를 맡길 것인가?
그럴 리가 없었다.
정말 곤란한 상황이 아니면 아예 전선에 투입하는 일조차 하지 않을 터였다.
‘그리고··· 남의 내전에 목숨 걸고 싸울 이유도 없고.’
지금까지의 싸움과는 성격 자체가 달랐다.
두 사람의 주장대로 재상부의 수뇌부를 악마 추종자들이 장악했다한들 이제부터 싸울 상대는 대부분이 평범한 제국의 인간들일 터였다.
성십자 수호단으로서 싸울 명분조차 부족하니 두 사람이- 아니, 루카스와 카이사까지 포함하여 일행이 여기 머물 이유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너흰 제국 사람이 아니니까. 이해해.”
“그럼 제국 사람인 스칼렛만 두고 가는 거야? 일단 찬성.”
카이사가 손을 들며 말하자 스칼렛의 얼굴이 더욱 구겨졌다.
진담이 아니라 농담인 걸 아는데도 화가 난다고 해야 할까.
“에이, 농담인 거 알지? 응, 언니.”
이럴 때만 또 감이 좋단 말이지.
이쪽을 끌어안으며 흐흐흐 웃어대는 카이사를 적당히 밀어낸 스칼렛은 다시 유더를 보며 말을 이었다.
“행선지를 듣고 따라갈지 말지를 결정할게. 너희의 목적이랑.”
타당한 이야기였다.
때문에 유더 역시 진지하게 답했다.
“제국 서북부 끝- 아사인 고개로 돌아갈 생각이야. 그쪽이 야생의 땅과 접선하기도 편하고, 여차 했을 때 왕국과 힘을 합쳐 제국을 지원하기도 좋고. 최종적으로는 동부에서 활약하고 계신 스승님들과 합류할 것 같은데··· 일단 목적은 처음 말한 그대로야. 제국에서 악마 추종자들을 몰아낸다.”
굳이 대소환에 대한 것까지 이야기해서 불안감을 가중시킬 필요는 없었다.
유더의 말에 스칼렛은 재차 미간을 좁히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나도 함께 갈게.”
“치.”
카이사가 바로 아쉽다는 듯 잇소리를 냈지만 스칼렛은 만족했다. 루카스가 다행이라는 듯 안도의 숨을 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에 한 사람 더 안도의 숨을 토하는 이가 있었다.
“흐아, 다행이다. 스칼렛 몫도 엄청 챙겨왔는데.”
“내 몫?”
“응, 스칼렛 몫.”
까르르 웃은 코델리아는 자이난 협곡에서 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설명했다.
키라라의 허리를 휘감고 있는 작고 하얀 뱀이 뱀의 왕 나가로스라는 말에 루카스와 카이사가 조금 심하게 눈을 빛내기는 했지만 그 외는 딱 예상대로의 반응들을 보여줬다.
“과연. 그래서 다섯 번째이자··· 마지막 석판이 있는 곳을 알아냈다 이거지?”
“어, 석판 다섯 개를 모두 모으면 솔라리의 비보가 있는 곳으로 길이 열린다는 글귀가 있었어.”
석판 네 개를 모으면 챔피언 가리우스의 무덤이 있는 장소를 알 수 있고, 그곳에 있는 다섯 번째 석판까지 더하면 솔라리의 비보가 있는 곳을 알 수 있다.
빙빙 돌아가는 보물찾기였지만 스칼렛 입장에서는 납득이 되는 이야기였다.
로그 마스터의 비보도 비슷한 방식으로 숨겨져 있었고, 태양신 솔라리의 비보라면 저런 식으로 숨길만한 가치가 있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궁금하네.’
대체 뭐가 있길래 저런 식으로까지 숨긴 것일까.
“위치는 어딘데?”
“그림자 숲하고 가까워. 그래서 말인데, 아사인 고개로 이동하다가 나랑 유더랑만 둘이서 빨리 다녀올까 해.”
코델리아의 말에 루카스는 별 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카이사와 스칼렛은 아니었다.
“잠깐. 둘이서만?”
“호오, 둘이서.”
두 사람의 시선이 은근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코델리아는 근묵자흑과 청출어람의 고사를 재현하듯 뻔뻔한 얼굴로 말했다.
“어, 그게 효율적이니까. 그치 유더야?”
“그게 효율적이지.”
유더 역시 뻔뻔하게 답했다.
“흐으응. 그렇구나. 효율적이라서구나.”
카이사의 눈빛 공격에 움찔한 코델리아였지만 그래도 어찌어찌 표정을 유지했다.
딴생각이 조금 있기는 했지만 효율적인 건 사실이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스칼렛이 눈을 가늘게 뜨더니 씩 웃으며 말했다.
“핑크폭탄, 진짜 효율적인 건 둘 중에 한 명만 다녀오는 거 아냐?”
“어?”
“아니, 그렇잖아. 너희 각자가 그랜드 소드 마스터와 그랜드 위자드라는 어마어마한 전투력의 소유자인데 굳이 붙어다닐 필요 있어? 상황도 어수선한테 각자 다른 곳에서 활약하는 쪽이 더 효율적이지 않아?”
“그러네?”
뒤에 동의한 것은 카이사였다.
루카스 역시 말이 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유더와 코델리아.
합쳐서 유델리아.
그랜드 소드 마스터와 그랜드 위자드.
어디 싸우러 가는 것도 아니고 석판 찾으러 가는데 꼭 저런 어마어마한 전력이 함께 움직일 필요가 있을까?
날카로운 지적에 코델리아는 어버버 거렸다.
딱히 이렇다 할 핑계가 떠오르지 않아서였다.
“그, 어······.”
어떡하지?
예전처럼 연기라도 해야 하나?
너무 사랑해서 떨어질 수 없다고?
‘여, 연기가 아닌 것 같기두······.’
유더와 떨어져서 행동한다는 상황 자체를 상상조차 할 수 없었으니까.
그리고 그것은 유더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 안 돼. 나랑 코델리아는 반드시 함께 간다.”
한 팔로 코델리아의 허리를 안으며 유더가 선포했다.
반론 따위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당당한 모습에 콩깍지가 가뜩 쓰인 코델리아는 뺨을 붉히며 감탄했고, 나머지 일행은 미적지근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뭐, 사실 나도 너희 둘이 따로 다니는 건 상상이 안 되니까.”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카이사와 루카스가 한 마디씩을 보태자 스칼렛 역시 입술을 삐쭉이며 말했다.
“이렇게 될 것 같긴 했어.”
거기다 돌아가는 꼴을 보니 이번에는 억지로 키라라를 붙이는 일도 못 할 것 같았다.
“좋아, 그럼 지금 바로 출발하는 건가?”
이러나저러나 황제의 진영- 정확히는 버키엄 후작의 저택을 빠져나가야 했으니까.
스칼렛의 말에 유더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빠져나갈 루트는 이미 만들어뒀으니까 짐만 챙겨서 와. 10분 정도면 되겠지?”
“되겠지. 짐이랄 것도 별로 없으니까.”
어깨를 으쓱인 스칼렛은 카이사의 팔을 잡아끌어 함께 방을 나섰다.
그리고 사흘 뒤 저녁.
버킹엄 후작의 저택을 나와 그림자 숲이 보이는 지점까지 이동한 일행은 다시 한 번 이별의 시간을 가졌다.
“매일 던전 북으로 공부하고 알았지?”
“네, 주인님. 키라라 열심히 할게요.”
“응, 키라라 믿어.”
“헤헤헤.”
키라라가 꼬리를 살랑거리며 기대에 찬 눈빛을 보내자 코델리아는 두 팔을 벌렸다. 작고 여린 고양이 수인 소녀를 꼭 안아준 뒤 스칼렛과 카이사에게도 말했다.
“두 사람도 빼먹지 말고. 다녀와서 검사할 테니까.”
“저게 지금 뭐라는 거야.”
“야, 우리가 애야? 우리 너보다 나이 많거든?”
타당한 합의였지만 여긴 유교 따위 존재하지 않는 플레이 아데스였다.
코델리아는 흥흥 거리는 것으로 연장자들의 발언을 흘려넘긴 뒤 유더에게 다가섰다.
“그럼 루카스 공자, 다녀오겠습니다.”
“예, 무운을 빕니다.”
“그쪽도요. 스칼렛이랑 카이사랑 키라라 잘 부탁드릴게요.”
코델리아가 예쁘게 말하자 루카스는 이번에도 고개를 끄덕였다.
“예, 목숨을 걸고 세 분을 지키도록 하겠습니다.”
검까지 뽑아들며 멋지게 맹세하는 모습에 코델리아는 미소 지었다.
역시 루카스는 지금 같은 모습이 제일 어울렸기 때문이다.
맑고 순수한 소년.
복수귀나 타락한 마인 따위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럼 슬슬 갈까?”
“가자.”
팬텀스티드는 두 마리였지만 이번에도 소환한 것은 한 마리뿐이었다.
“그럼 잘 있어. 금방 돌아올게.”
“아사인 고개에서 만나겠습니다.”
코델리아와 유더가 각기 인사하자 나머지 일행 역시 손을 흔들며 두 사람을 배웅했다.
달이 밝은 밤.
가볍게 날아오르는 팬텀스티드와 서로 꼭 끌어안고 앉은 두 사람.
하얀 달빛 아래 멀어지는 유더와 코델리아를 지켜보던 스칼렛은 무심코 카이사를 돌아보았고, 카이사는 씩 웃으며 말했다.
“이번에야말로 사고치려나?”
“사고가 뭐니, 사고가.”
“아무튼 치겠지?”
“글쎄.”
사실 이제까지 치지 않았다는 것이 더 놀라운 일이었으니까.
어깨를 으쓱인 스칼렛은 새삼 긴 숨을 토했다.
악마 추종자들이 날뛰고 전쟁이 나도 할 놈들은 다 하는구나.
‘그래, 이번에야말로 좀 쳐라, 사고.’
아직은 본격적인 내전이 시작된 상황이 아니었다.
하지만 시간문제일 뿐이었다.
늦어도 며칠 뒤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 죽고 죽이는 진짜 전쟁이 시작되리라.
‘어쩐지 아련하네.’
저 둘이 저렇게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스칼렛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불안한 생각 따위 접어버리고 이제는 너무 작아져 점처럼 보이는 유더와 코델리아에게 다시 한 번 손을 흔들었다.
‘잘 다녀와. 자랑은 얼마든지 들어줄 테니 사고도 좀 치고.’
킥킥 웃는 것으로 생각을 마무리 지은 스칼렛은 빙글 돌아섰다.
카이사와 키라라, 그리고 여러모로 눈치 없는 루카스를 보며 실없이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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